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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아이가 태어나고 처음 소아과에 갔을 때까지만 해도 몰랐습니다. 진료비 700원이 찍힌 영수증을 보고 기계가 오류를 낸 줄 알았으니까요. 1세 미만 아동의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은 5%로, 일반 성인의 30%와는 전혀 다른 세계입니다. 그리고 돌이 지나는 순간, 그 숫자는 조용히 바뀝니다.
700원짜리 영수증과 본인부담률의 정체
아이가 생후 6개월쯤 됐을 때 감기가 심해져서 중이염까지 번진 적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6살 누나가 유치원을 다니니 감기가 쉽게 옮더라구요. 아내와 차를 몰아 동네 소아과로 향했고, 다행히 큰 병은 아니라는 말에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그런데 진료비 결제를 하는 순간 화면에 찍힌 숫자가 700원이었습니다. 저는 간호사에게 "결제된 금액이 700원이 맞나요?"라고 물었고, 간호사는 제대로 된 금액이라고 확인해줬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건강보험 요양급여 기준에 있습니다. 요양급여비용이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서비스에 대해 건강보험공단이 산정한 총 진료비를 말합니다. 이 비용 중에서 환자가 직접 내는 몫을 본인부담률이라고 하는데, 의원급 외래 기준으로 일반 성인은 요양급여비용의 30%를 냅니다. 그런데 1세 미만 아동은 단 5%만 부담합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총 진료비가 15,000원이었다면 성인은 4,500원, 1세 미만 아이는 750원만 내는 구조입니다. 제가 결제한 700원대 금액은 오류가 아니라, 오히려 제도가 제대로 작동한 결과였던 겁니다. 처방전을 받아 들고 나오면서 저는 민망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받은 서비스는 분명 700원 이상의 가치가 있었는데, 제 지갑에서 나간 돈은 편의점에서 마이쮸 하나도 못 사먹는 값이었으니까요.
- 의원급 외래 일반 성인 본인부담률: 요양급여비용의 30%
- 1세 미만 아동 본인부담률: 요양급여비용의 5%
- 조산아·저체중출생아는 별도의 본인부담 경감 규정 적용 가능
돌 지나면 왜 갑자기 소아과 비용이 오를까
지난달 아들이 첫돌을 맞았습니다. 돌잔치 열기도 채 가시기 전에 아이는 또 감기에 걸렸고, 습관처럼 소아과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진료비가 3,000원대가 나왔습니다. 제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낯선 숫자였습니다. 아이에게 달라진 건 없었는데, 진료비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만 1세, 즉 생후 12개월이 되는 생일 당일부터 1세 미만 본인부담 경감 대상에서 빠집니다. 그 순간부터 의원급 외래 본인부담률이 5%에서 30%로 올라갑니다. 같은 진찰을 받아도 내는 돈이 달라지는 기준이 딱 하루 차이로 나뉘는 겁니다.
다만 여기서 하나 짚어둘 부분이 있습니다. '돌이 되는 날부터 무조건 진료비가 6배'라고 단순하게 계산하면 안 됩니다. 진료비에는 진찰료 외에도 검사비, 처치비, 약제비, 비급여 항목 등이 복합적으로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비급여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100% 전액 부담하는 항목을 말합니다. 즉 본인부담률 변화는 급여 항목에만 영향을 미치고, 비급여 부분은 돌 전후로 똑같이 부담합니다. 제 경험상 이걸 모르고 '돌 지나니까 진료비가 6배 됐다'고 놀라는 부모가 주변에 꽤 있었습니다.
소아과 위기, 낮은 의료수가가 부른 현실
동네 소아과를 몇 군데 다녀보면서 저는 공통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동네 오래된 소아과를 보면 대부분 연령대가 있는 의사선생님이라는 점입니다. 진료실 벽에 걸린 의사 면허증 번호가 죄다 낮습니다. 면허 번호가 낮을수록 오래된 번호이고, 그건 곧 의사가 고령이라는 뜻입니다. 60대는 기본이고, 70대 의사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인테리어도 30년 전 그대로입니다. 낡은 포스터, 오래된 의료기기. 제가 어릴 때 다니던 소아과와 분위기가 흡사해서 잠깐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집 근처에서 꽤 오래 다니던 소아과가 올해 상반기에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더니 원장 선생님이 낡은 청진기를 책상에 내려놓으며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요즘 소아과 한다는 젊은 직원이 잘 없네요.." 그 한 마디가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의료수가에 있습니다. 의료수가란 의료 행위에 대해 건강보험이 공식적으로 책정한 가격을 말합니다. 소아과는 진료 특성상 성인보다 시간이 더 걸리고 세심함이 요구되지만, 책정된 수가는 그 수고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나왔습니다. 700원짜리 진료비의 이면에는 낮게 설계된 의료수가가 있고, 그 구조 안에서 소아과 의사는 사명감으로 버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돌이 지나 진료비가 3배 가까이 오르자 솔직히 처음에는 손해 보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소아과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나서는 그런 감정을 가졌던 제 자신이 무척 부끄러워졌습니다. 사명감으로 운영되는 병원은 결국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라가지 않는 구조는 결국 어딘가에서 무너집니다. 그 무너짐이 지금 동네 소아과 폐원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돌이 지나면 정확히 며칠부터 진료비가 올라가나요?
A. 생일 당일부터 적용됩니다. 만 1세가 되는 생일 전날까지는 1세 미만 본인부담 경감 혜택이 유지되고, 생일 당일부터는 일반 의원급 외래 본인부담률인 30%가 적용됩니다. 하루 차이로 달라지니 생일 전후 병원을 자주 가는 시기라면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아기 진료비 700원, 이게 실제로 가능한 금액인가요?
A.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진료비 총액이 비교적 낮게 산정된 경우, 여기에 5%만 부담하면 700~800원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기계 오류인 줄 알았지만, 건강보험 본인부담률 5% 적용 결과로 정상 청구된 금액이었습니다.
Q. 조산아나 저체중 출생아도 돌이 되면 바로 30%가 되나요?
A. 조산아·저체중출생아의 경우 별도의 본인부담 경감 규정이 적용될 수 있어서 일반적인 경우와 다를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기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직접 문의하거나 해당 기관 사이트에서 확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Q. 비급여 항목이 있으면 1세 미만이어도 진료비가 많이 나올 수 있나요?
A. 그렇습니다. 본인부담률 5% 혜택은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만 적용됩니다. 비급여 항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나이에 관계없이 전액을 환자가 부담합니다. 따라서 검사나 특정 처치 등 비급여가 포함되면 1세 미만이어도 예상보다 진료비가 높게 나올 수 있습니다.
결론
700원짜리 영수증은 제도가 만들어낸 숫자지만, 그 뒤에는 낮은 의료수가를 감내하며 진료실을 지켜온 소아과 의사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돌이 지나 진료비가 오른다는 사실은 미리 알아두면 당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1세 미만은 본인부담률 5%, 이후는 30%라는 기준만 기억해도 충분합니다.
다만 저는 그보다 더 오래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물려주고 싶어도 젊은 소아과 의사가 없어요"라던 그 말을. 진료비 몇 천 원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그 낡은 청진기를 떠올릴 것 같습니다. 진료비 구조가 궁금하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에서 본인부담률 관련 고시 내용을 직접 확인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