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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빠의 육아휴직은 아이가 태어난 뒤에나 쓰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2026년 9월 18일부터 제도가 바뀌었습니다. 임신 중 배우자를 돌보기 위한 출산전 휴가 사용, 출산 전 육아휴직, 그리고 유산·사산휴가까지 새롭게 시행됩니다. 임신 기간 내내 곁에 있고 싶었지만 제도가 없어서 망설였다면, 이제는 선택지가 생겼습니다.
출산 전에도 쓸 수 있는 배우자 출산휴가, 뭐가 달라졌을까요
제가 아내의 임신 후기를 함께 보내면서 느낀 건, 출산 직전이 오히려 가장 힘든 시기라는 것이었습니다. 몸이 무거워지고, 병원 방문 빈도가 늘고, 갑작스러운 상황도 생길 수 있는 때인데 남편은 제도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게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이번에 바뀐 핵심은 배우자 출산전후휴가의 사용 시기입니다. 배우자 출산전후휴가란 배우자가 출산할 때 남성 근로자가 사용할 수 있는 법정 유급휴가를 말합니다. 기존에는 출산일부터 120일 이내에만 쓸 수 있었지만, 이제는 출산예정일 50일 전부터 출산 후 120일 이내로 사용 기간이 넓어졌습니다. 총 20일을 최대 3회까지 분할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임신 후기에 정기 검진이 잦아지거나, 갑자기 안정이 필요한 상황이 생겼을 때 이 제도를 활용하면 남편이 병원 동행이나 집안일을 맡는 데 현실적인 도움이 됩니다. 제가 직접 그 시기를 겪어보니, 이런 제도가 한 달만 일찍 생겼어도 아내에게 훨씬 큰 힘이 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지원대상기업, 즉 중소기업 등 고용보험 지원 대상 사업장의 근로자는 이 기간 동안 통상임금의 100%를 168만 4,210원 한도에서 급여로 받습니다.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으로, 초과근무수당이나 특별상여금을 제외한 기본 기준 임금을 뜻합니다. 급여 지원 기준이 명확해서 사전에 계산해두면 계획을 세우기가 수월합니다(출처: 고용노동부).
- 사용 가능 기간: 출산예정일 50일 전 ~ 출산 후 120일 이내
- 총 휴가일수: 20일 (최대 3회 분할 사용 가능)
- 급여 지원: 우선지원대상기업 근로자 기준 통상임금 100%, 상한 168만 4,210원
- 신청 방법: 출산예정일·희망 사용일 등을 기재한 문서를 사업주에게 제출
출산 전 육아휴직, 어떤 경우에 쓸 수 있을까요
제가 이 내용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실제로 가능한 거야?"였습니다. 육아휴직은 아이가 태어난 뒤에 쓰는 것이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게 자리 잡혀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개정으로 그 전제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육아휴직이란 근로자가 자녀 양육을 위해 일정 기간 직장을 쉬는 법정 휴직 제도입니다. 이번 개정으로 임신 중인 배우자에게 유산·조산 등의 건강상 위험이 있어 돌봄이 필요한 경우, 남성 근로자도 출산 전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신청은 휴직 개시 예정일 7일 전까지 하면 됩니다.
여기서 유산·조산 위험이란 임신 중 태아나 산모에게 의학적으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그 가능성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의사로부터 안정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온 경우가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입원이나 자택 안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남편이 직장에 묶여 있어야 했던 현실을 떠올리면, 이 조항이 얼마나 절실한지 느껴집니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출산 전에 사용한 육아휴직 기간은 전체 육아휴직 기간에서 차감된다는 것입니다. 즉 나중에 쓸 수 있는 기간이 그만큼 줄어듭니다. 다만 분할 사용 횟수에는 포함되지 않아, 출산 후에도 횟수 제한 없이 분할 사용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육아 계획은 출산 전부터 꼼꼼하게 짜두는 게 유리한데, 이 차감 구조를 미리 파악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예상보다 짧게 쉬게 될 수 있습니다(출처: 고용보험 홈페이지).
유산·사산휴가 신설, 이 제도가 필요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유산이나 사산을 겪은 부부에게 남편이 쓸 수 있는 공식적인 휴가가 지금까지 없었다는 사실이요. 그 상황에서 아내 혼자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동안 남편은 다음 날 출근을 해야 했다는 현실이, 제도를 읽으면서 새삼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배우자 유산·사산휴가는 배우자가 유산하거나 사산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신청하면 최대 5일까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산·사산이란 임신 중 태아가 생존 가능한 시기 이전에 임신이 종료되는 상황을 말하며, 의학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부부 모두에게 큰 충격을 주는 사건입니다.
이 가운데 최초 3일은 유급입니다. 우선지원대상기업 근로자는 최초 3일에 대해 통상임금의 100%를 지원받으며, 하루 상한액은 8만 4,210원, 3일 기준으로는 25만 2,630원입니다. 나머지 2일은 무급으로 처리됩니다.
제가 주목한 부분은 이 휴가가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유산이나 사산을 겪은 배우자 곁에 남편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제도로 보장된다는 것은 의미가 다릅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배우자 출산전후휴가 수급자는 약 2만 2천 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5.1% 증가했습니다. 제도를 이용하려는 수요 자체는 빠르게 늘고 있다는 뜻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우자 출산전후휴가를 출산 전에 쓰려면 어떻게 신청하나요?
A. 출산예정일과 희망 사용일 등을 기재한 문서를 사업주에게 제출하면 됩니다. 출산예정일 50일 전부터 사용이 가능하며, 20일을 최대 3회까지 나눠 쓸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서식은 고용노동부 누리집에서 확인하시는 게 가장 정확합니다.
Q. 출산 전 육아휴직을 쓰면 나중에 육아휴직을 더 못 쓰나요?
A. 출산 전에 사용한 육아휴직 기간은 전체 육아휴직 기간에서 차감됩니다. 다만 분할 사용 횟수에는 포함되지 않아, 출산 후에도 계획한 횟수대로 분할 사용이 가능합니다. 전체 기간이 줄어드는 만큼 미리 사용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유산·사산휴가 5일 모두 유급인가요?
A. 아닙니다. 최초 3일만 유급이고 나머지 2일은 무급입니다. 우선지원대상기업 근로자는 유급 3일에 대해 통상임금의 100%를 지원받으며, 하루 상한액은 8만 4,210원입니다. 중소기업이 아닌 경우에도 휴가 자체는 사용할 수 있지만 급여 지원 조건이 다를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이 제도들은 언제부터 시행된 건가요?
A. 배우자 출산전후휴가 사용 시기 확대, 배우자 임신 중 육아휴직 허용, 배우자 유산·사산휴가 신설 모두 2026년 9월 18일부터 시행됩니다. 고용노동부는 이 세 가지를 묶어 '배우자 지원 3종 세트'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결론
이번 제도 변화를 보면서 제가 느낀 건, 육아의 시작점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이 아니라 임신 기간 전체가 이미 돌봄의 과정이라는 인식이 드디어 제도 안으로 들어온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출산 전 배우자 곁에 있고 싶었지만 방법이 없어서 출근할 수밖에 없었던 남성 근로자들에게는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다만 제도가 생겼다고 해서 모두가 마음 편하게 쓸 수 있는 건 아닐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제도는 직장 분위기가 절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라도 눈치가 보이는 환경에서는 손이 잘 안 가게 됩니다. 결국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살아나려면 사용 가능한 분위기까지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일단 제도가 생긴 만큼, 해당되는 상황이라면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