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시험관 시술에서 난자를 많이 채취하면 절반은 성공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과정을 하나씩 들여다보니 채취 이후에도 성숙난자 확인, 수정, 배아 배양이라는 단계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난자채취부터 배아이식까지, 숫자 하나에 일희일비하기 전에 전체 흐름을 먼저 알고 있었으면 훨씬 마음이 편했을 것 같습니다.난자채취, 주사만 잘 맞으면 끝인 줄 알았습니다처음 시험관 시술을 준비할 때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주사였습니다. 매일 맞아야 한다는 과배란 유도 주사가 가장 힘든 관문처럼 느껴졌거든요. 과배란 유도란 한 주기에 한 개만 자라는 난포를 약물로 여러 개 키워내는 과정입니다. 자연 상태라면 배란되지 못하고 사라지는 난포들을 함께 성장시켜 더 많은 난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적입니다.그..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놀이터에서 다른 아이들이 금방 뛰어노는 사이, 저희 아이만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눈치를 보고 있을 때 처음 든 감정은 걱정이 아니라 답답함이었습니다. '왜 저러고 있지? 저기 가서 같이 놀면 되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 생각 자체가 문제의 출발점이었습니다. 아이가 못 어울리는 게 아니라, 저와 아이의 기질이 그냥 달랐던 겁니다.눈치보는 건 소심한 게 아니라 기질입니다제가 직접 겪어보니, 아이가 새로운 상황에서 행동을 멈추는 건 두려움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발달심리학에서는 이를 '행동억제기질(Behavioral Inhibition)'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행동억제기질이란, 낯선 자극 앞에서 즉각 반응하지 않고 상황을 충분히 관찰한 뒤 행동하는 선천적 성향을 의미합니다...
아이가 엄마를 심하게 찾고 잠깐 화장실만 가도 문 앞에서 울면, 혹시 애착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밀려옵니다. 저도 출근 준비만 시작하면 분위기를 눈치챈 아이가 바짝 달라붙던 시기를 겪었습니다.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 분리불안과 반응성 애착장애가 실제로 어떻게 다른지 직접 파고들게 됐습니다.분리불안, 문제가 아니라 발달의 증거였습니다아이가 보호자를 이렇게까지 찾는다면 오히려 애착이 잘 형성된 증거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건 꽤 나중의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걱정이 앞섰습니다. 현관 앞에서 울면서 붙어있는 아이를 보면서 '이게 정상 범위인가'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거든요.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이란 주된 보호자와 떨어질 때 아이가 강한 불안 반응을 보이는 상태를 말..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시금치 절대 먹지 마!"라고 했더니 아들이 오히려 먹겠다고 나선 날, 저는 그냥 웃고 넘겼는데 나중에 돌아보니 그게 육아에서 꽤 중요한 단서였습니다. 말 안 듣는 아이를 앞에 두고 목소리만 높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들과 딸을 함께 키우면서 같은 말이 왜 이렇게 다르게 먹히는지, 그 이유를 하나씩 찾아가게 됐습니다.지시 방법 하나 바꿨더니 반응이 달랐습니다저도 처음엔 주방에서 "이제 끄고 손 씻어!"라고 크게 외쳤습니다. 아들은 대답도 없고, 딸은 못 들은 척이었습니다. 결국 같은 말을 세 번쯤 반복하고 나서야 목소리가 올라갔습니다. 그게 일상이었습니다.어느 날 달라진 건 딱 하나였습니다. 아이 가까이 가서 눈을 맞춘 뒤, "손 씻으러 가자"고 행동 하나만 말했습니다...
아이가 짜증을 낼 때 바로 혼내는 게 맞을까요, 아니면 그냥 넘기는 게 맞을까요? 저도 집들이 자리에서 친구 아이의 짜증을 처음 마주했을 때 그 답을 몰랐습니다. 혼내지 않는 저를 보고 친구가 "왜 안 혼내요?"라고 물었을 때, 저도 사실 확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의 경험이 아이 짜증을 어떻게 받아줘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짜증이 터지기 전에 패턴이 있습니다 — 행동 신호 읽기집들이 날 친구 아이를 보면서 처음엔 그냥 버릇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아이가 짜증을 낼 때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오래 이동하느라 피곤했고, 낯선 공간에서 적응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제 친구도 평소 예민한 성격이라 작은 일에도 짜증을 잘 내는 편인데, "업보다"라며 머쓱해하던 표정이 아직도 생각납..
CDC 발달 이정표 기준으로 생후 9개월이면 대부분의 아기가 지지 없이 앉을 수 있습니다. 저는 그 훨씬 전인 100일에 처음 범보의자에 아이를 앉혔는데, 그때만 해도 목도 제대로 못 가누던 시기라 앞으로 고꾸라질까 봐 손을 놓지 못했습니다. 100일 사진 한 장을 위해 긴장하며 앉혔던 그 순간이, 범보의자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 출발점이었습니다.아기 앉는시기, 숫자보다 움직임을 봐야 합니다생후 6개월 전후부터 아기의 체간 근육(trunk muscle), 즉 몸통을 지탱하는 근육군이 발달하면서 앉는 동작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체간 근육이란 척추 주변과 복부, 등 근육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아기가 앉거나 기거나 걷는 모든 대운동 발달의 기초가 됩니다. 이 근육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혼 전 회사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동료가 시부모님과 아기 뽀뽀 문제로 크게 다퉜다는 이야기였는데, 그때는 솔직히 '그게 그렇게까지 큰 문제인가' 싶었습니다. 직접 아이를 낳고 키워보고 나서야 그 마음이 어디서 왔는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신생아 뽀뽀가 왜 조심스러운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면 좋은지 제가 겪고 공부한 것을 정리했습니다.신생아 감염 위험, 숫자로 보면 더 명확합니다신생아 뽀뽀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막연한 걱정이 아닙니다. 실제로 면역 체계가 아직 성숙하지 않은 생후 3개월 미만 신생아는 같은 바이러스에 노출되더라도 성인과는 전혀 다른 경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단순포진바이러스, HSV(Herpes Simplex Virus)입니다. 여기서 HSV란 입술..
아이가 갑자기 침을 줄줄 흘리고 손에 잡히는 것마다 입으로 가져가기 시작했다면, 이앓이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저도 첫아이가 생후 6개월을 넘어설 무렵 똑같은 상황을 겪었습니다. 당시에는 단순히 탐색 행동이려니 했는데, 잇몸을 살펴보고 나서야 치아가 올라오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앓이는 증상을 정확히 알아야 대처도 달라집니다.이앓이 증상 시기, 언제부터 어떻게 나타날까이앓이는 유치(乳齒)가 잇몸을 뚫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생기는 불편함입니다. 유치란 영구치가 나기 전 아이가 처음 갖게 되는 치아로, 보통 생후 6개월 전후에 아래 앞니부터 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 잇몸 조직이 압박을 받으면서 통증과 예민함이 생기는 것이 이앓이의 핵심 기전입니다.다만 시작 시점은 아이마다 꽤 차이가 납니다. 출처: ..
솔직히 저는 임신 초기에 배가 언제 나오는지 전혀 몰랐습니다. 아내가 임신 확인을 하고 나서도 한동안은 겉으로 아무 변화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정작 아내 본인은 11주가 되기도 전에 "바지가 너무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변화와 몸이 먼저 느끼는 변화, 이 두 가지가 전혀 다른 시점에 찾아온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임신 초기 배 변화, 언제부터 몸이 달라질까요?아내가 10주까지는 평소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출근했습니다. 겉으로 봤을 때는 정말 아무 변화가 없었어요. 그런데 11주가 넘어가면서부터 바지 허리 부분이 불편하다고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눈에는 배가 나온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죠.임신 4~8주 구간에는 자궁이 아직 골반강(pelvic cavity), 즉 골반 뼈 안쪽에 위치해 ..
돌 이전 영아의 수면 공간에 봉제인형을 넣어 재우는 것은 영아돌연사증후군(SIDS) 위험 요인으로 꼽힙니다. 제가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수면인형을 사줬더니 이미 아이가 침대 안에서 끌어안고 자고 있었거든요. 그날 이후 수면인형과 아기 수면등을 다시 꺼내 들고, 월령과 사용법부터 다시 공부했습니다.수면인형, 예쁜 것보다 월령 확인이 먼저입니다수면인형을 잘못 쓰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제가 직접 써보고 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아이가 어릴수록 침대 안에 함께 두는 물건 자체가 안전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자면서 움직이는데 아이 주변에 수면인형이 있다면 아이 고개를 파묻힐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목을 가누지 못하거나 뒤집지 못하면 질식할 수..